[보쿠로] 거짓말 대신
* 5/23 : 일본의 키스데이 하나, 둘, 셋. 시곗바늘이 기어코 열한시 오십분을 가리켰다. 그리고 저 바보 부엉이는, 잔다, 잔다, 잔다. …. 안잔다. 저 바보가. 쿠로오 테츠로는 손에 든 담배가 구깃해지는 걸 뒤늦게서야 자각하고 손에 힘을 풀었다. 반쯤 접힌 담배는 구겨지긴 했지만 꽤 널널하게 태울 수 있었음에도 쿠로오는 신경질적으로 재떨이에 담배 끝을 비벼 껐다. 뒤늦게야 많이 비싸진 담뱃값과, 학생이라는 제 신분이 연관지어졌지만 쿠로오는 미간을 찌푸리며 새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켰다. 어디선가 불어 온 바람에 불꽃이 제 엄지손가락으로 훅끼쳤다. 아, 짜증나. 23일의 밤이 거의 기울고 있었다. 그것도 아주 마음에 안 드는 방향으로. 쿠로오는 남은 십분마저 지금과 다름이 없을 거라는, 아..
HQ 2016.05.23